연애는 왜 하는건가요? 사람들은 왜 연애를 하나요?최근에 한 남자애 한테 고백을 받아서 걔를
사람들은 왜 연애를 하나요?최근에 한 남자애 한테 고백을 받아서 걔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연애가 뭔지 궁금해서 받아줬어요 근데 해보니까 별로 설레지도 않고 흥미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한 2~3주 정도 사귀다가 걔도 제가 별로였는지 차였어요 혼자서도 충분히 살 수 있는데 꼭 연애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외로움을 달래려고? 아니면 단순히 설렘을 느끼고 싶어서? 결혼을 전제로 만나야 한다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단순히 시간을 함께 보내는 연애는 무슨 의미가 있나요? 사랑이라는 게 결국 호르몬의 작용이라면 굳이 힘들게 연애를 할 필요가 있나요? 사랑을 통해 성장한다고도 하던데 그게 정말 개인 발전에 꼭 필요한 경험인가요? 연애가 꼭 행복만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연애를 반복하는 건가요???
솔직히 저도 질문자님과 비슷한 부분이 약간 있는 거 같긴 해서
저도 연애를 태어나서 딱 1번 밖에 안 해본 사람인데,
왜냐하면 연애를 하면서 즐겁다는 생각은 잠깐이었고,
귀찮다는 생각이 거의 90% 가깝게 들었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귀찮게 느끼는지 아닌지를 말이죠.
결과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귀찮다는 생각을 별로 가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신기하길래 주변 친구들에게 왜 연애를 하는지 물어봤어요.
뭔가 연애 초반에는 정말 그 사람만 하루종일 떠올라서 다른 것에 집중이 안 된다고 하죠.
그리고 그 사람과 뭔가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에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행복하다고 하네요.
그러한 설렘을 느끼기 위해서 연애를 한다는 경우가 엄청 많았어요.
제 친구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장소는 여친 만들어서 함께 오고 싶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걍 친구들끼리 와서 추억 만들어도 괜찮은 장소라고 보는데?
아름다운 관광 장소 중 하나고, 그런 생각이 따로 드는거야?"
뭔가 친구랑 함께 이곳을 오는 것과 여친과 함께 이곳에 오는 건 의미가 다르게 느껴져"
물론 여친이랑 같이 오게 되면 뭐... 함께 껴안거나 키스하거나
그런 이성 간의 즐길 수 있는 행위가 따로 있다는 건 이해가 되지만,
굳이 그걸 또 연인과 친구와의 추억을 나눠서까지 즐기고 싶다는 생각까진 안 들었거든요.
여튼 연인과 함께 추억을 만드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친구는 여친이랑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이제 여친 안 사귄다고 막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너무 외롭다고 뭔가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친구들이랑 자주 만나면서 즐겁게 놀면 외로움도 없어지잖아.
그리고 취미 생활도 더 즐겨봐" 라고 했는데,
그 친구는 그걸로는 채울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느낀 제 소감인데, 뭔가 연애를 할 때의 도파민이라든지 행복감이 따로 존재하는 것 같고,
마치 담배나 게임이나 그런 중독성 있는 느낌이랑 비슷한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거 이외에도 뭔가 주변 사람들 시선도 은근 신경 많이 쓴다고 하더라고요.
전 현재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살고 있기에 한국에서의 그 연애 관련 시선이 없어서 편한데,
한국에 있을 때, 그리고 한국에서 지내는 친구들의 경우,
뭔가 주변 친구들 다 애인 있는데 나만 애인이 없으면
자존심 상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거 같아요.
특히나 모쏠의 경우는 창피하다고까지 느낄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분위기가 마치 인생 패배자로서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으로 이어지는 것도 있는 거 같아요.
결혼을 전제로 만나야 한다고 하는 말은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봅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결혼이 비교적 쉬운 나이대가 있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비교적 어려운 나이대가 되기 마련이죠.
20대 초중반에는 결혼을 전제로 하지 말고 여러 연애를 해보면서
연애 경험이 쌓이면 이성 시점에서 보이는 시야가 또 보이다 보니,
그런 점들을 배우면서 행복감도 동시에 채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실패를 겪어 봐야 사람들은 반성을 할 계기도 생기고,
다음 기회에 그 실패를 베이스로 상대방을 더 존중할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연애에선 그냥 딱 서로가 기분이 좋은 점들을 맞춰가면서 행복감을 우선시할 수 있기에,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연애를 맛보는 것도 좋다고 보죠.
반대로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연애는 완전히 다르다고 봅니다.
결혼은 정말로 나 자신의 절반을 포기하고 상대방의 부분을 절반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평생 함께 살아갈 사이가 되는 건 그만큼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상대방의 단점들을
전부 자신이 받아들이거나 고치게 만들어야 하는 점들이 더더욱 많다는 겁니다.
"연애할 땐 이런 모습 없었는데 왜 결혼하고나서 저런 모습들이 보이지?"라고 생각이 들게 되는데,
연애할 땐 결국 서로의 진짜 모습을 어느 정도 숨기면서 연애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게 좋은 면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평소의 습관이나 생각을 자제하는 것이죠.
근데 결혼을 하는 이상, 이젠 어떻게 하든 들키게 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이 상대방에겐 불쾌할 수도 있고, 창피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하죠.
그걸 전부 터놓고 상대방을 알았을 경우, 과연 배우자와 평생 살아갈 수 있을까?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 상황'과 '결혼 전제를 안 하고 만난 연인 상황'을 비교 했을 때,
전자의 경우가 나중에 결혼 후에 후회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바로 이런 부분들이 사랑을 통해 성장하거나 배워 나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내 습관이나 가치관이 함께 살아갈 사람에게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걸 배우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타협점을 찾아갈 수 있는지 그 인간관계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거죠.
내가 이걸 포기할테니 그럼 너도 이건 포기해야 한다는 걸 서로가 배우고 적절하게 배분해가야 합니다.
다만 그 비율은 나의 성격과 상대방의 성격에도 좌우되고,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따라서도
확연히 그 비율이 달라지기에 5대5가 아닐 수도 있는 거죠.
이건 정답이 딱히 없으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다르고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라,
여기서 제가 연애를 귀찮다고 느끼는 이유가 나옵니다.
전 친구만 있으면 외로움을 안 타고, 심지어 친구들도 자주 만나는 걸 싫어하며,
혼자만의 취미 생활에 몰두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입니다.
친구일지라도 내 프라이버시 영역에 많이 들어오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다보니,
여친이나 결혼 상대에게도 내 영역을 포기하면서까지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왜 내가 내 즐거움을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까지 상대방을 맞춰 줘야 해?"
그렇다고 제가 이기적으로 매번 저만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제 사회적 평판으로는 "항상 상대방 배려를 하면서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상냥하고 언제나 상대방 말을 잘 들어주고 상담도 잘 해주는 그런 사람으로 보고 있는 거죠.
회사를 다니면서 이미지 관리를 하는 부분도 있고,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부분도 있죠.
물론 가끔은 제가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건 그럴 때마다 전 피로도가 조금씩 쌓여 간다는 점이었어요.
그러다보니 그 피로도를 풀기 위해 혼자만의 취미를 즐기는 시간을 확보하게 된 거죠.
이러한 성격 상 여친이나 아내가 있을 경우 불만과 갈등,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걸 매번 겪어 나가면서 내 피로도를 소비하는 것(연애하기)과
피로도 자체가 안 생기는 환경에서 지내는 것(연애 포기)을 비교했을 때,
후자 쪽이 인생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득인 걸 알게 되었고 효율적이기도 했죠.
마지막으로, 어떤 친구가 제게 이렇게 물어봤어요.
"넌 그럼 노후 때 널 돌봐줄 가족도 없을 거고, 혼자서 어떻게 살려고 그래?
그 부분에 대해선 저도 고민을 해보게 되었어요.
지금은 내가 건강하다보니 혼자서 막 돌아다니고 할 수 있지만,
늙어선 결국 누군가에게 지탱받으면서 살아야 하는데 배우자나 자식이 없으면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제겐 독신으로 살아간다는 친구 2명이 있고,
그들과 노후에 넓은 집 하나 구해서 함께 살자는 이야기도 했어요.
저보다 먼저 죽게 될 경우도 생각을 해봤는데,
뭐 그렇게 되면 그냥 요양원 같은 곳에 들어가던지
아니면 자신의 집에서 혼자서 살면서 주변 노인들과 함께 수다나 떨면서 놀아도 되고,
게임 좋아하니 노인이 되어서도 게임을 하면서 지내도 될 거 같고,
그래도 외로우면 강아지나 고양이 키우면서 함께 지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니
굳이 배우자가 필요한가? 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죠.
배우자가 있으면 갑자기 쓰러져서 죽을 운명이 되더라도
배우자가 구급차 연락해서 살 수도 있지 않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 그냥 건강 상태가 이미 그 지경이 된 거라면 걍 죽을 운명 받아들이기로 했죠.
여튼 연애나 결혼은 전부 행복과 불행이 함께 공존하는 부분이고,
확실히 배워 나갈 부분도 있다는 건 팩트입니다.
자신이 폭 넓게 틀에 박히지 않는 사고방식으로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을 하다 보면 굳이 연애를 통해 안 배워도 배워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요즘은 유튜브나 책, 지인을 통해서 간접 경험도 다 가능하다 보니,
굳이 직접 경험까지 해보면서 배워 나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나 자신이 연애를 하면서 그러한 행복감을 느끼지 못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연애를 꼭 해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걍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생각하는 게 다른지, 어떤 습관들이 있는지,
상대방의 가치관이나 의견을 어떻게 존중하고, 어떻게 자신의 가치관과 타협을 해 나가는지,
그걸로도 연애나 결혼에서 얻는 것들은 충분히 얻어 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