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민규 씨는 독립영화계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그 특유의 섬세함과 자연스러움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흔히 생활 연기의 달인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의 연기는 과장 없이 담백해서 마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실 속 인물을 그대로 데려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파도를 걷는 소년’이나 ‘창밖은 겨울’ 같은 작품들을 보면, 평범한 인물이 가진 내면의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억지로 꾸미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내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공감과 먹먹함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번에 ‘수학영재 형주’에서 맡은 아버지 역할처럼, 일상적이면서도 중요한 감정의 축을 맡았을 때 그의 진가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독립영화로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에 더해,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의 영화감독 역할이나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에서의 능청스러운 청년회 부회장 역할처럼 매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 또한 팬들이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이유일 겁니다. 어떤 역할을 맡든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능력, 그것이 바로 곽민규 배우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 아닐까요.